푸드테크 스타트업 딥플랜트가 올해 정부 연구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딥테크 팁스에 선정돼 3년간 총 15억 원의 연구개발 지원을 받는다. 김철범 대표(57)는 12번째 창업으로 AI와 물리적 가공 기술을 결합해 육류 품질을 개선하는 사업을 이끌고 있다. 회사는 앞서 팁스 연구개발도 수행했다.

딥테크 팁스 과제: 초분광 영상 기반 AI 시스템
딥테크 팁스에서 딥플랜트는 초분광 영상 기반 품질 예측과 단백질 구조 제어 공정을 결합한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과제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수행한 팁스 연구개발에서는 학습 데이터 약 1만 건을 확보했다. 이 데이터로 만든 이미지 기반 AI 모델은 마블링 판정 약 91%, 신선도 판정 약 94%의 성능을 보였다. 이 수치는 연구 검증 조건에서 나온 결과이며, 다양한 환경에서도 유지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AI가 원육 판단부터 숙성 공정까지 자율 제어하는 통합 시스템은 상용화 이전 단계다.
전기장·초음파·수압·수온을 쓰는 딥에이징
딥플랜트가 개발한 딥에이징(Deep Aging)은 전기장·초음파·수압·수온을 조합해 육류 식감을 개선하는 가공 기술이다. 부위와 품질에 따라 달라지는 육류의 식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했다. 관련 등록특허도 확보했다.
여기에 AI를 결합한 것은 원육마다 다른 상태를 분석하고 적절한 처리 조건을 찾기 위해서다. 육류 품질 편차를 줄이고, 질긴 부위처럼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는 원육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2019년 창업 준비, 중장년 예비창업 지원사업으로 첫 장비
앞선 창업들에서 그가 깨달은 것은 기술 가능성과 사업 성공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다. 2019년 만 50세에 다시 창업을 준비하면서는 이전과 다른 방법을 택해, 육류 산업 관계자 200여 명을 만나고 관련 연구논문 100여 편을 검토했다.
중장년 예비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첫 실험 장비를 제작할 수 있었다. 사업자 주소는 제주도 지인 사무실로 등록했다.
제조·ODM 중심 사업, 매출은 감소
딥플랜트는 현재 육가공 기업 대상 제품 제조·납품과 ODM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 가정간편식 브랜드 딥플레이트(Deeplate)로 한우·한돈 불고기와 소보로 등 제품을 개발했으며, 가정간편식 생산량은 하루 약 2,000개다. 농협식품R&D연구소와 협력해 한우 불고기와 한돈 제육 제품을 선보였고, 와디즈 펀딩 실적은 약 1,188만 원이다. 현재 임직원은 12명이다.
매출은 2024년 약 19억 원에서 2025년 약 12억 원으로 줄었다. 김 대표는 유통 중심 사업구조를 제조·ODM으로 전환하고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라고 설명했다.

장비·데이터 구독 모델과 싱가포르
김 대표는 장기 사업 방향을 이렇게 밝혔다. “장기적으로 장비와 AI 데이터 서비스를 결합한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육가공 기업에 딥에이징 장비를 공급하고, 품질 분석과 공정 최적화 서비스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려고 합니다.”
검토 중인 장비 가격은 한 대당 5,000만~1억 원, 서비스 이용료는 월 약 100만 원 수준이다. 두 항목 모두 검토 중인 수준이며, 본격적인 매출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싱가포르를 첫 진출 거점으로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 푸드테크 기업 지원기관 이노베이트360(Innovate360)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현지 육류에 딥에이징을 적용한 한국식 고기 덮밥 등 실증 사업을 준비한다.
김 대표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더 맛있는 고기 한 조각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육류의 가치를 데이터와 기술로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산업 표준을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앞으로 3~5년은 국내 제조사업 수익성 안정화와 AI 품질 예측·딥에이징 공정 통합에 집중할 시기로 본다. 이후 해외에서 장비 공급·기술 라이선스·데이터 구독 사업화가 가능한지 확인할 계획이다.